'결혼지옥' 아동성추행 논란, 시청자 폐지 요구 봇물

부부 상담 예능 프로그램 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 2-결혼지옥(결혼지옥)'이 아동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시청자 의견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결혼지옥 오은영

 

새아빠가 어린 딸이 싫다는 의사를 표현했는데도 신체접촉을 여러 차례 하는 장면을 내보내자 시청자들은 "아동학대를 방관했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결혼지옥' 아동성추행 논란 배경

 

 

 

 

 

결혼지옥은 갈등을 겪는 가정의 일상을 사전에 제작진이 촬영하고, 영상을 스튜디오에 직접 나온 부부와 방송 패널들이 함께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19일 방송된 결혼지옥 20회에서 나왔다.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7세 딸이 있는 아내의 사연이 소개됐다. 일상 모니터링 전 아내는 남편(새아빠)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이야기를 패널들에게 털어놓는다.

이후 가정의 일상을 찍은 장면으로 바뀌며 새아빠가 딸에게 신체접촉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새아빠는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애정 표현' '사랑하기 때문' '아이 반응이 재밌어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딸은 새아빠를 여전히 '삼촌'으로 부르고, 가족을 그린 그림에서도 빼고 그리는 등 거리감을 드러낸다. 왜 새아빠를 그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이는 "괴롭히니까 안 그렸다"라고 말한다.

 

 시청자 게시판, 프로그램 폐지 요구

 

 

 

 

 

방송을 진행하는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즐거워야지 내가 즐거운 걸 추구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이튿날 시청자 게시판에는 문제의 장면을 방송에 내보낸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시청자들은 항의 글에서 "이런 장면을 방송에 내보낸 것은 아동학대를 조장하고 방조하는 것", "프로그램을 폐지하라" 등 분노를 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5조 2항은 '방송은 어린이·청소년 출연자의 신체적 안전 및 정서적 안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장면을 방송해서는 안 되고, 어린이·청소년이 방송 프로그램 참여나 출연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나 불안을 겪지 않도록 출연자의 연령을 고려하여 적절한 보호를 취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혼지옥의 관람 등급은 '만 15세 이상'으로 미성년자가 시청할 수 있는 만큼, 선정적 장면이 포함되지 않도록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내가 양육 문제로 갈등을 겪다 남편(새아빠)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등 심각성 있는 사안인데도 충분한 고려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항의가 이어지자, MBC는 해당 장면을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21일 오전 9시50분 기준 웨이브 등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에서 19일 방송분을 재생하면 해당 장면을 여전히 볼 수 있다. MBC는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하는 것 말고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