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딸 이름)랑 행복한 곳에서 웃으며 지내고 있어."
10일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집중호우로 숨진 일가족의 빈소가 차려져 다. 국화꽃 위 나란히 놓인 영정 사진 속 세 사람의 환한 미소를 본 조문객들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극' 빈소 울음바다
일가족 중 둘째 딸 고인 홍모(47)씨는 폭우가 쏟아진 지난 9일 새벽 신림동 반지하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언니(48), 딸 황모 (13)양과 함께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고인의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 중이라 참극을 피했으나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 가족이 빈소를 지킬 여력이 없어 생전 고인이 총무부장으로 활동했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 면세점 판매 서비스 노조 부루벨코리아 지부 조합원들이 이날 오전에야 빈소를 차렸다. 상주엔 김성원 지부장이 잠시 이름을 올렸다.
오후 1시께 조문이 시작되자 빈소 안에선 조합원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갑작스러운 동료의 죽음에 목놓아 통곡 하는 노조 간부도 있었다.
황 양의 초등학교 친구들도 빈소를 찾았으며 야권 국회의원과 장애인 인권단체 등 시민단체, 노동조합, 면세 유통업계 관계 자들도 조화를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면세점 협력업체에서 10년간 근무했고 4년 전부터는 지부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노동조합 전임자로도 활동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서비스 노동자로서 노모와 발달장애인 언니, 어린 딸 등을 홀로 부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극' 원인은?
노조는 오후 3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일 홍씨가 지인에게 구조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인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경찰만 와 있고 소방당국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 관계자들은 양쪽 유리창을 뜯으려고 했고, 한 곳을 뜯어내 손을 집어넣었을 때는 이미 천장까지 물이 찬 상황이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홍씨 가족이 죽음에 이르게 된 데엔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지하라는 열악한 주거 형태와 발달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 미비는 물론, 집중호우 당시 재난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부는 입장문에서 "이들은 불시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수 시간 동안 수재를 피하고 살아남기 위해 고립된 상황에서도 사투를 벌였다"면서 "통화량 폭주로 전화 연결도 원활하지 않았고 인력부족 등 원인으로 사고 대처에 역부족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장소는 서울 한복판이었지만 구조의 손길은 결국 제때 닿지 못했다"며 "누구에게도 더 이상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긴급하게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기사로 상황을 목격했을 때 너무나 참담했다. 누구라도 빠져나올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서 "그 모습을 보며 대체 누가 누구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고 살아왔는지 질문을 하고 싶어졌다. 더더욱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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