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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홀로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발열 증세와 인후통이 있어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그러나 A 씨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지 않았다. A 씨는 “확진 판정을 받아도 재택치료인 데다 격리되면 약이나 생필품 등을 살 수 없지 않으냐”며 “혼자 사는데 격리되면 생활이 불편해지고 직장도 재택근무라 그냥 약 먹으면서 버텼다”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자가진단키트 등으로 양성판정을 받은 후에도 격리조치가 뒤따르는 PCR 검사를 받지 않은 채 버티는 깜깜이 코로나 확진자들이 늘고 있다.

양성 판정이 나와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으면 별다른 지원을 못 받는 만큼 굳이 추가 검사를 통해 확진판정을 받을 유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14일부터는 병·의원 신속항원검사의 양성 판정도 PCR 검사의 양성처럼 확진으로 인정되는 만큼 일각에선 신속항원검사조차 받지 않겠다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다가 지금은 사라졌다는 30대 이모씨는 “검사를 받고 격리되면 일상생활이 헝클어지니 PCR 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내가 스스로 생활하면서 마스크 안 벗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조심하면 문제 되지 않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PCR 검사를 받지 않고 미루는 일도 빈번하다. 직장인 B(29)씨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었고, 자가 키트도 양성반응이었지만,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일정이 있어 PCR 검사를 미뤘다”며 “이후 검사를 받고 격리됐지만,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PCR 검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심증상이 있어도 혹시 모를 격리를 피하려 검사 받지 않았단 ‘인증’ 사례는 인터넷에서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PCR 검사받기 전인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배달대행 직원으로 소개한 글쓴이는 양성을 의미하는 ‘두 줄’ 자가진단키트 사진과 함께 “PCR 검사받고 확진자 되면 밖에 못 돌아다닌다고 했다. 그래서 안 받을 거다”라며 “일단 약 먹고 버텨보겠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확진자 폭증 속에 급증하는 PCR 검사수요 역시 검사를 미루는 핑계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이데일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성동구의 한 보건소에는 200m가 넘는 대기 줄이 생기면서 검사를 받는데 2~3시간가량 소요됐다. 일부 사람은 긴 대기 줄을 보고 “다음에 다시 오자”, “차라리 검사 안 받고 말지”라며 발길을 돌렸다.

확진 판정을 제때 받지 않는 ‘깜깜이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거리를 활보함에 따라,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35만 명을 넘는 상황에 감염 확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오미크론의 경우 안심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이 같은 ‘깜깜이 환자’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

전문가들은 현 방역체계에서 고위험군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에 대한 뾰족한 대처가 없기에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양성을 받아도 정부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별로 없다”며 “알아서 하라는 ‘각자도생 방역’이니 확진 판정을 꺼리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제대로 된 코로나19 약을 처방받을 수 없으니 시민들 스스로 자가격리만 하는 확진 판정을 받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확진 판정을 받아봐야 치료는커녕 스스로 해열제를 사서 먹고 집에서 혼자 버텨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격리 시스템 유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 방역 시스템에서 벗어나 독감처럼 어디서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검사 기피 현상을 막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료출처
https://news.zum.com/articles/74350448?cm=news_rankingNews&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