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한국 인력 빼가기’가 LCD(액정 표시장치), 반도체에 이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산업까지 뻗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디스플레이 굴기(起·우뚝 일어섬)’의 2차 목표로 OLED 산업 육성을 꼽고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 주요 헤드헌팅업체 게시판에 ‘중국 기업이 OLED 기술 전문가를 구한다’는 글이 동시다발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억대 급여와 주택·항공권 제공 등 파격 대우를 약속하는 동시에 ‘S사 L사 출신 및 재직자 우대’라는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임직원을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론 억대 급여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협상에서는 현재 연봉의 최소 10배 이상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귀띔했습니다.
업계에선 BOE, CSOT 등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기업들이 최근 OLED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술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 엔지니어를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계는 초긴장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OLED를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해 기술 유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인력 이동’까진 막을 수 없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목 차
1. 中의 노골적 인재 사냥, "S사·L사 OLED 전문가 우대"…헤드헌팅 게시판에 버젓이 공고
1. 中의 노골적 인재 사냥, "S사·L사 OLED 전문가 우대"…헤드헌팅 게시판에 버젓이 공고
‘연봉 5억원에 체류비와 고급 아파트 보장’, ‘급여 10배 인상, 항공권 무제한 지급’.
최근 국내 헤드헌팅 업체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한국인 부장급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전문가 채용 공고입니다. 한국에선 대기업 고위 임원이 아니고선 받을 수 없는 파격 대우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OLED 인력 빼가기’에 나서는 것은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제치고 LCD(액정 표시장치)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이 OLED 시장에서도 종주국인 한국을 누르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2. 일본 기업과 연합해 OLED에 눈독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OLED를 선정하고 최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용 OLED와 관련해선 BOE가 가장 적극적입니다. 창청 BOE 부회장은 지난 9월 한 콘퍼런스에서 “2024년까지 점유율 40%를 확보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이는 세계 1위 삼성전자(72.6%·3분기 기준)를 향해 선전포고를 한 것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는 TV용 OLED 패널 분야에서도 중국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중국 2위 업체 CSOT는 지난 8월 실적발표회에서 “내년 광저우에 8.5세대 (TV용) OLED 생산라인을 착공해 18개월 뒤부터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계 유일의 OLED 패널 생산업체 LG디스플레이와의 ‘정면승부’를 예고한 것입니다. 6월엔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JOLED의 지분 11%를 227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3. 현지 채용 때도 ‘한국어 능통자’ 우대
중국 업체의 ‘아킬레스건’은 기술력입니다. OLED산업은 대규모 장비 투자에 더해 수년간의 연구개발(R&D)이 필수적입니다. OLED의 특성상 ‘번인(잔상)’ 현상 등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기술력’의 중요성은 더욱 큽니다.
지난해부터 OLED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중국 업체의 기술 수준은 한국보다 5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BOE가 애플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만 TV용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게 단적인 사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보조금을 살포하며 ‘OLED 육성’에 적극 나서자 기술기반이 취약한 중국 기업들이 급해졌다”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와 OLED 합작사를 설립한 BOE가 억대 연봉을 제시하며 한국인 OLED 재료 전문가를 초빙하는 이유입니다.
중국 내에선 한국 인력 영입을 위한 내부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 중입니다. BOE, CSOT 등은 중국 대졸자 채용 공고에 ‘한국어 가능자 선호’를 명시하기도 합니다. 한국인 엔지니어로부터 기술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BOE는 중국 경력사원 공고에 ‘한국어 번역 전문가’를 포함시키면서 ‘한국어 TOPIK 5급 이상’이란 조건을 걸었습니다.
4. 유령 계열사 설립해 인력 빼가기도
중국 기업의 적극적인 ‘한국 기술자 빼가기’ 움직임에 한국 기업들은 긴장 상태입니다. LCD산업의 전철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DSCC 등 일부 시장조사업체는 2025년 중국의 OLED 시장점유율이 한국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인력 유출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도 기업들의 고민을 더하고 있습니다. OLED가 반도체와 함께 ‘국가핵심기 술’로 지정돼 의도적인 ‘기술 탈취 및 유출’ 등은 엄격하게 제한되지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력 이동까지 규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경쟁사 2년 이직 금지’ 등을 근로계약 조항에 넣어 인력 유출을 막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기업들이 유령 계열사를 설립하고 한국인 기술자를 영입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서입니다. 2017년께 삼성 출신 디스플레이 기술자가 중국 기업의 위장 계열사에 취업했다가 적발돼 재판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모든 퇴직자의 이동을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이제는 대한민국의 중요 먹거리 중의 하나인 OLED 인재까지 빼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고액연봉과 추가적인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한국의 인재를 빼가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와 삼성 디스플레이 그리고 LG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이것을 저지할까요?
그리고 중국에서 높은 고액 연봉을 제시한다고 하지만 중국의 고용을 보장해주지 않기에 기술만 빼먹고 나면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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