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와 유시민이 언급한 '테스형'은 누구인가?(feat.나훈아 '테스형' 들어보기)

슈퍼스타 나훈아의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과거 그의 올드팬들을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매번 나훈아의 대형 콘서트를 기다리던 그들은 언택트 시대에도 텔레비전을 통해 그의 멋진 쇼를 복받치는 감정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나훈아의 '어게인 나훈아'는 기존 트로트 팬들까지 감동으로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2020년 수없이 많은 트로트 경연대회와 쇼가 텔레비전을 가득 채웠지만, '어게인 나훈아'는 달랐습니다.

 

 

 

해외 팝가수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스테이지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트로트 스타도 이렇게 멋져 보일 수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노래방에서 부모님들이 부르는 '잡초'와 '무시로' 레퍼토리로만 나훈아를 기억하는 2049세대에게도 나훈아는 충격이었습니다. 거기에는 그의 '어마무시'한 콘서트 규모도 한몫했지만, 신곡 '테스 형'에서 그 존재감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과연 가황 나훈아의 '테스형'은 어떤 노래인지 궁금해집니다.

 

 

 

 

 

'어게인 나훈아'의 '테스형''테스 형' 무대는 고대 그리스 풍 무대를 배경으로 분홍 가발 연주자의 일렉기타 연주로 막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댄서들과 레이저 영상 댄서들까지 군무를 추며 무대를 꽉 채웠지만 이때가지 '테스 형'을 모르던 시청자들은 왜 이 노래의 무대 배경이 고대 그리스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물론 백발의 헤어와 수염 탓인지 이 무대에서 나훈아는 한복 입고 부채 쥔 '훈아제우스'처럼 보였습니다. 이어 1990년대 모던락 느낌 편곡에 트로트 멜로디를 얹은 듯한 '테스 형'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역시나 첫 소절은 나훈아 작사 노래 특유의 구 구절 함이 느껴졌는데요, '어쩌다가 한 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그리고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나훈아의 테스 형은 이 첫 소절부터 이 노래가 인생의 아이러니를 단숨에 훅 파고드는 노래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쩌다가 턱 빠지게 웃고, 아픔을 웃음에 묻는 삶이 무엇인지 '잡초'처럼 짓밟히며 살아온 우리들은 마음으로 금방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어 '테스형'은 스스로 대답하는 문답법처럼 가사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절묘하게도 인생의 진리를 말하는 듯하다가, 곧이어 얼얼하게 반전으로 뺨을 때리는 식이었습니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이것은 진리지만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는 반전입니다.

 

이어 노래는 훅으로 들어가면서 갑자기 '테스 형'을 외치는데 짧은 순간 이 노래를 모르는 이들은 궁금했을 것입니다. 테스 형이 누구지? 

하지만 갑자기 나훈아는 트로트 창법으로 테스형의 정체를 밝힙니다. '소크라'를 품었다가 '테'로 강하게 치고 나가고 '소형'으로 부드럽게 꺾어준다. 여기에서 '훈아 제우스'는 우리를 두 번 놀라게 합니다. 우선 '테스 형'이 고대 그리스의 대철학자 소크라테스라는 사실에. 그리고 또 하나는 '소크라테스'라는 단어가 트로트 특유의 창법에 이렇게 잘 어울리는 노랫말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곧이어 나훈아는 테스형이 누구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사랑은 또 왜 이래'로 치고 나갑니다. 하지만 1절의 마무리로 또 한 번 소크라테스에게 문답법을 시전 하는데, '너 자신을 알라면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 형'으로. 이때 좀 전에 외쳤던 '테스 형'이 갑자기 '됐어요!'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어 노래는 2절로 넘어가면서 기타에서 서정적인 피아노가 은은하게 들어옵니다. 노랫말도 아버님 무덤에서 독백하는 서글픈 장면으로 흘러갑니다. 이 파트에서도 또 '테스형' 특유의 노랫말은 이어지는데 울 아버지 산소에서 제비꽃도 들국화도 예쁘게 피었지만, 자주 오지 못하는 나를 꾸짖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산소가 등장하는 장면은 사실 감동적인 장면인 동시에 복선이기도합니다. '테스 형'의 2절 훅으로 넘어가면 갑자기 저 세상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가본 저 세상 어떤 가요, 테스 형'. 그리고 그다음 나훈아가 보여주는 문답법은 얼얼한 울컥함을 줍니다.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테스형'. 이 노랫말은 처음에는 잘난 척하는 테스 형을 비꼬는 듯 들리기도 하고, 천국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민초의 아픔 담긴 마지막 질문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노래는 테스 형의 반복으로 끝을 맺지만 각각의 '테스 형'이 주는 느낌은 다릅니다. 절규처럼 들리다가, 흐느낌처럼 들리기다, 읊조림으로 잔잔하게 끝나간다. 바로 한 잔 술에 취해 힘든 하루를 마무리하는 울컥한 하루지만 또 내일을 위해 잠들어야 하는 그 시간의 감정처럼.

 

 

 

 

언뜻 코믹송처럼 느껴지던 '테스형'은 하지만 노래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여러 차례 울컥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2020년의 '울컥 송'이라고 할 만큼 '테스 형'의 잔상은 추석 연휴가 지나도 계속해서 귓가와 마음속에 울려 퍼질 것 같습니다. 

한편,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가 2일 "어용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나훈아가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윤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크라테스 소환하기~나훈아와 유시민'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은 최근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각자의 방식으로 언급해 화제가 됐다.

윤 교수는 "두 유명인이 한가위 명절에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며 "그는 군중에게 영합하지 않았으며 죽음으로써 지행일치라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나훈아씨는 노래에 삶을 바친 장인이자 자유인으로 보인다"며 "권력이나 돈 앞에서도 당당하다.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른 게 난 아주 맘에 들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유 이사장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윤 교수는 "어용 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씨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권력에 대한 아부를 경멸했다"며 "살아있는 권력을 결사 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 지식인이 스스로를 슬쩍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모습이라니"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된 유 이사장의 '계몽 군주' 발언도 비판했습니다. 윤 교수는 "유시민씨는 '김정은 계몽군주'설을 옹호하면서 자기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죄라며 동료 시민들의 무식과 무지를 개탄한다"며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든 아테네 시민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라고 꼬집었스비다.

이어 그는 "우리는 장안의 지가를 올린 자칭 지식인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한 예인이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출연해 신곡 '테스형'을 공개했으며 곡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르며 인생에 대해 질문하는 철학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같은 날 유 이사장 역시 소크라테스를 언급했으며 유 이사장은 방송인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 '다스 보이다'에 나와 최근 '계몽 군주' 논란과 관련 "계몽군주 (발언을)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 분들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2500년 전에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 글을 정리하며

유시민씨가 많이 배우고 똑똑한지는 모르겠지만 입이 너무 가벼운 것이 문제입니다. 자신의 잘난 모습만 세 치 혀로 말하는 유시민 씨보다는 우직한 나훈아 씨가 더 믿음이 가는 것은 왜일까요?

 

[ 나훈아 테스형 영상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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