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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신세계를 열었다. “KBO 리그를 씹어먹겠다”던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취임 일성은 2년 만에 현실이 됐다. ‘세 상에 없던 야구단’을 표방한 SSG가 창단 2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시작과 끝에서 모두 정점에 선 무결점 우승이다.

 

 

정용진-구단주-폭풍눈물
정용주 구단주 셀카

 

 

 SSG,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4-3 우숭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키움을 4-3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 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을 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전부터 시즌 종료까지 1위 유지)로 우승한 SSG는 KS 트로피까지 품에 안아 통산 다섯 번째이자 창단 2년 만의 첫 우승을 일궈냈다. SK 시절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2007, 2008, 2010, 2022년) 통합우승이다. KS 우승으로는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잘 짠 시나리오처럼 경기했다. 선발 윌머 폰트는 8회 2사까지 7.2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내줬지만 5안타 3 실점으로 역투해 다. 투구 수는 90개에 불과했고, 삼진을 한 개도 잡아내지 않고 맞혀 잡는 투구로 효율성을 꾀했다. 8회 김택형, 9회 박종훈이 아웃카운트 한 개씩을 잡아낸 뒤 에이스 김광현이 피날레 등판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이 불펜 대기한다. 따로 그려놓은 그림은 없지만, 상황에 맞게 활용할 것”이라 고 연막작전을 펼쳤다. 투수 출신인 김 감독은 에이스를 어떻게 예우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두 차례 KS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한 설계를 했다.

타선도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냈다. 0-2로 뒤진 3회 말 2사 2,3루에서는 ‘캡틴’ 한유 섬이 1루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해 상 대 실책을 유도, 동점에 성공했다. 이정후에게 홈런을 내줘 2-3으로 끌려간 6회 말에는 김성현이 2타점 좌중간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 한방은 결승점이 됐고, 김 감독이 써둔 시나리오대로 경기 후반이 전개됐다.

교체 1루수 오태곤이 점프 캐치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자 더그아웃에 있던 SSG 선수단뿐만 아니라 스카이박스에 서 관전하던 정용진 구단주도 한걸음에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정용진 구단주 폭풍눈물

 

오열하듯 눈물을 흘린 정용진 구단주는 민경삼 대표이사, 김원형 감독, 김강민 등과 차례로 포옹하며 생애 첫 우승 감격을 만끽했다. 그는 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석을 향해 “팬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 우리 팀은 KBO 리그 정규시즌 개인상 시상 부문에 단 한 명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가 1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의 성원, 우리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우리를 1등으로 만들었다.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우승을 따낸 데 이어 KS까지 제패해 너무 감격스럽다. 이 모든 영광을 팬 여러분과 하나님께 돌리겠다”라고 환호했다.

 

 

 

 


감독 취임 2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은 “야구하면서 이렇게 큰 무대,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팬 앞에 서는 건 처 음이다. 마이크 잡고 말하는 거 쑥스러워하는데, 앞으로 더 자주 팬 여러분 앞에 서는 감독이 되겠다. 큰 영광을 선물한 선수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결승타를 뽑아낸 김성현은 KS 6차전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5차전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 교두보를 마련한 김강 민은 출입기자단 투표 77표 중 42표를 얻어 역대 KS 최고령(40세 1개월 26일) MVP 영예를 누렸다. 김강민이 KS MVP에 오른 것은 프로 입단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