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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면서 언급한 `긴밀 협력`은 정치적 레토릭(수사) 넘어 상당한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은 전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게이츠 재단)의 공동의 장인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로부터 축전을 받았다”며 “이들은 윤 당선인의 리더십 아래 게이츠 재단과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라고 밝혔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00년 국제 보건 의료 확대, 빈곤퇴치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1. 한국, 개도국 콜레라·소아마비 퇴치 선봉장

이와 관련, 국제백신연구소 관계자는 1일 “지난 22년 간 게이츠재단으로부터 약 2억 5000만 달러(3037억 원)를 지원받았다”면서 “이 지원금을 바탕으로 콜레라, 장티푸스, 뎅기열 백신을 개발했다”라고 밝혔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게이츠 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콜레라 백신을 국내 바이오벤처인 유 바이오로직스(206650)에 기술 이전했다. 유 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콜레라 백신의 80~90%를 생산 중이다.

 

 

 

 


이 관계자는 “게이츠재단 지원으로 개발비와 임상비를 절감하면서 콜레라 백신 가격을 30달러(3만 6462원)에서 2달러(2430원)로 낮췄다”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콜레라 예방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국제백신연구소 측은 장티푸스 백신 역시 같은 과정으로 개발돼 SK바이오사이언스에 기술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장티푸스 백신은 지난해 1월 수출용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국내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 1997년 유엔 개발계획(UNDP) 주도로 설립됐다.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서도 한국은 중심에 섰다. 게이츠재단은 지난 2017년부터 LG화학(051910)의 소아마비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총 5760만 달러(630억 원)를 지원했다. 이 백신은 지난 2020년 12월 세계 보건기구(WHO) 승인을 받고 지난해 상용화됐다.

기존 소아마비 생백신은 아이들의 분뇨 등에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독성을 회복해 지역사회로 퍼져 나가는 문제가 있었다. LG화학에서 개발한 사균 백신은 바이러스를 사멸해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다. 빌 게이츠는 작년 1월 LG화학에 직접 편지를 보내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2. 백신 개발 지원해 보니 한국만한 곳 없어

게이츠 재단의 백신 개발 지원과 성공의 선순환이 이어지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게이츠 재단이 세계 곳곳에 있는 백신 개발사들에게 지원금을 주고 았지만, 주기적으로 개발 경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실제 결과물을 도출하는 곳은 한국뿐이란 얘기를 전해왔다”며 “그만큼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라고 전해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 백신 개발도 게이츠재단에서게이츠 재단에서 먼저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애초 우리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NBP2001)이 있어 추가로 백신을 개발할 생각이 없었다”며 “하지만 게이츠 재단에서 여력이 되면 자신들이 제안하는 모델로 백신을 개발해 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와 2개의 코로나 백신을 동시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백신은 GBP510으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직접 나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를 연결해줘 GBP510 개발을 초기부터 주도했다. 워싱턴대에서 설계한 GBP510은 항원 합성 백신으로, 기존 합성 항원 백신보다 항체가 5~8배가량 더 많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재단은 GBP510에 2억 1370만 달러(2450억 원)를 지원했다. 한국 정부는 GBP510 1000 만회분 선(先)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게이츠재단 지원으로 보급형 폐렴구균 백신(2상 완료), 로타바이러스 백신(아프리카 3상 진행 중), 장티푸스 접합백신(허가신청), 코로나19 백신 등 총 4종의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3. 尹정부에 긴밀협력 요청은 당연

업계에선 게이츠재단의 감염병 확산 방지 노력에 한국 정부의 협력이 필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제백신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전체 운영비의 30%를 한국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며 “또 산학협력을 염두에 두고 본부를 서울대에 세웠다”라고 말했다. 연구소 입장에선 빌 게이츠가 언급한 `협력`은 정부 지원과 공동연구 개발 확대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앞선 백신 개발이 성공하면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진다”면서 “빌 게이츠 축전은 아마도 이런 동력을 지속하기 위한 차기 정부 협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GBP510 선구매와 같은 노력을 차기 정부에서도 경주해 달라는 뜻으로 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이츠재단이 지원하는 전염병 대비 혁신연합(CEPI)이 지난달 ‘100일 미션’을 발표했다”며 “다음 팬데믹이 오면 100일 내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프로젝트로, 이 과정에서 저소득 국가를 위해 생산시설 지원과 개발 역량을 집중해 줄 나라는 손에 꼽히는 만큼 윤 당선인에게 많이 도와 달라는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료출처
https://news.zum.com/articles/74736731?cm=news_rankingNews&r=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