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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조세호와 개그맨 양배추는 같은 사람인가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조세호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입담형 예능인 조세호와 얼굴로 웃기던 양배추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조세호는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양배추'라는 예명으로 활동했습니다.

 

 

 

 

 


양배추는 2007년 종영한 KBS 예능 '웃음충전소'의 '타짱'이라는 코너에서 각종 분장 개그를 선보였으며 곱슬거리는 가발부터 말 가면을 쓰는 등 다채로운 분장을 선보였습니다. 상대를 웃기지 못하면 쟁반으로 머리를 맞거나 생크림을 뒤집어쓰는 캐릭터였습니다.

다른 예능에서도 양배추의 활약은 제한적이었는데요, 뚱뚱한 몸매를 활용해 뜬금없는 노출에 당황하거나 누드 크로키 모델이 되는 황당한 장면으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당시 양배추는 재미있었지만 존재감이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뚱뚱한 몸매나 분장으로 웃길 수 있는 개그맨은 이미 너무 많았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양배추는 뚝심이 있었습니다. '놀러와', '해피투개더3', '시트콩 로얄빌라' 등에 출연하며 남다른 콩트 실력과 입담을 발휘했고 배꼽 잡는 웃음은 아니었지만 양배추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매너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성으로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받치는 서포터로 활약했습니다.

 

 

 

 

 


이어 시즌 1, 2에 모두 출연한 '룸메이트', 외국인 진행자들을 이끌며 리더십을 발휘했던 E채널 '용감한 랭킹', 절친 남창희와 함께 입담 티키타카를 뽐냈던 KBS2 '인간의 조건-집으로'에 이르기까지...

 

얼굴과 몸으로 웃기던 양배추는 그렇게 재치 있는 입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예능인, 조세호로 거듭났습니다.

조세호의 토크 능력을 설명하는 데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민 MC 앞에서도 할 말은 다 하 는, 미워할 수 없는 '아기자기' 조세호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입니다.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출연자들과 긴 호흡의 토크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조세호는 유재석에게는 없는 발칙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질문으로 웃음을 선사합니다. 자칫하면 지나치게 근엄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조세호가 '웃음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입니다.

 

 

 

 

 


잔잔한 일상 VCR이 주를 이루는 tvN '온앤오프'에서도 조세호는 출연진들에게 물음표를 자아내는 뜬금없는 토크로 황당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특히 조세호는 방송을 통해 체지방만 18kg을 감량하는 '오프 생활'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건강을 찾기 위한 다이어트였지만 뚱뚱한 몸매로 웃기는 개그맨들이 다이어트를 주저하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조세호가 더 이상 외형으로 웃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다져진 개그 내공, 콩트부터 토크까지 다 되는 만능 예능인, 게스트에서 시작해 MC까지 꿰찬 놀라운 성장세까지...

 

 

"모르는 데 어떻게 가요"라는 말 한마디로 인생 짤의 주인공이 된 조세호지만, 조세호는 그 말을 하기 전까지 수많은 말을 했고 수많은 연기를 했고 수많은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 방이 아닌 꾸준한 성실함으로, 자리를 가리지 않고 충실하게 프로그램을 해온 겸손함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배려심으로 지금의 자리에 도달한 조세호였습니다.

 

 

 

 

 


조세호는 최고의 개그맨도 아니었고 최고의 예능인도 아닙니다. 하지만 조세호는 조세호의 일을 합니다. 조세호가 아니라면 어색했을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그 캐릭터를 충실히 소화해 시청자들을 잔잔히 그러나 꾸준히 웃게 합니다. 개그맨에서 예능인으로, 예능인에서 MC로 성장한 조세호의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됩니다.